해운대는 부산 사람보다 외지인들이 더 잘 안다. 부산하면 떠오르는 첫째 이미지도 해운대다. 어떤 면에선 '부산'보다 더 흡입력이 강한 브랜드다.
해운대가 가진 문화·관광·비즈니스 인프라는 다채롭고 다이내믹하다. 산(장산) 바다(해수욕장) 강(수영강, 춘천) 온천이 있고, 벡스코와 쇼핑몰, 특급호텔 갤러리 영화관 등 각종 문화인프라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다. 3일 개장되는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백화점과 온천이 결합된 리조트형 복합쇼핑물로, 또 하나의 해운대 명물이 될 전망이다. 관광특구(1994년 지정)에다 컨벤션·영상·해양레저특구(2005년 지정)라는 지위까지 얻고 있으니, 도약의 틀은 모두 갖춘 셈이다.
그렇다면 해운대는 '명품'인가. 그러한 이미지가 충만한가. 답을 미루고 해운대의 정체성과 과제, 비전을 탐색해보자.
■'해운'을 찾아서
해운대란 이름에는 신라말의 대학자 최치원(崔致遠·857~?)의 문기(文氣)가 서려 있다. 자가 고운(孤雲) 또는 해운(海雲)인 최치원은 12세 때 당나라에 조기 유학하여 문명을 떨쳤다. 황소의 난 때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이란 글로 난적을 제압한 얘기는 시공을 초월해 회자되는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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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섬 등대광장 옆의 '海雲臺' 각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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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에 돌아온 최치원은 뜻을 펴지 못하고 '외로운 구름'처럼 전국을 주유한다. 그가 태어난 경주는 물론 함양, 합천(가야산 홍유동), 해운대(동백섬), 양산(낙동강 임경대), 지리산 쌍계사 청학동, 김제 귀신사, 의성 고운사, 강원도 홍성 등 전국에 걸쳐 그의 자취가 남아 있다. 그의 발길이 닿은 곳은 모두 '문화'가 되었다. 어느 해 해운대 동백섬을 찾아 들어선 최치원은 망망대해를 굽어보며 암반에 '海雲臺'(해운대)라는 글을 새긴다. 동백섬 등대광장 아래엔 그때 새겼다는 각석이 남아 있다. 해운대란 이름은 여기서 비롯된다.
동백섬 정상에는 최치원 동상과 시비, 해운정이란 정자가 있다. 그러나 '해운'의 의미는 동상 주변에서만 맴돌고 있다. 주민들에겐 이 공간이 체육공원이며 외지인들에겐 지명유래담을 전해주는 장소일 뿐이다.
■탁 트인 '명품 바다'
해운대 바다는 다른 바다와 다르다. 동백섬 남동쪽의 해안 산책길로 내려가면 그 바다의 진면목을 마주한다. 보고만 있어도 막힌 가슴이 확 뚫린다. 송유미 시인은 해운대 바다에서 미래, 청춘, 나비를 찾아낸다.
"이곳 바다는 아침이 다르고 저녁이 다르다. 그 다음날 새벽에 오면 또 다르다. 봄비 오는 날, 해운대는 요술바다가 된다. 그 어떤 화가도 그리기 어려운 신의 바다, 미래가 넘실대는 바다, 청춘이 춤추는 바다, 나비가 건너는 바다가 된다."
해안 산책로를 돌아 누리마루 옆 등대광장에 이르면 오륙도가 코 앞에 다가온다. 이곳에 서면 마치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경치가 곱고 부드럽다. 여기서 보는 광안대교는 멋진 경관을 선사한다.
즐거움은 여기까지다. 광안대교에서 시계 방향으로 시선을 옮겨오면 센텀시티, 마린시티라 불리는 신흥개발지를 보는데 스카이라인이 너무 요란하다. 수영만 매립지에 들어선 마린시티의 초고층 아파트 단지는 누굴 위해 저토록 높이 섰는지 의문이 든다. 바다에 핀 한송이 동백같은 동백섬과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 조합이다.
■"좋다" vs. "좋기는 뭐~"
전문가들이 해운대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살기 좋은 곳이다. 충분히 명품도시가 될만하다." "과대포장 됐다. 난개발이나 막아달라."
이같은 상반된 시각은 해운대가 갖는 장점과 단점, 바꿔나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말해준다.
부경대 김명수(디자인학부) 교수는 "해수욕장과 동백섬, 특급호텔 등 이미 구축된 관광 인프라가 좋다. 센텀시티를 중심으로 영상·컨벤션·쇼핑 분야의 새로운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명품도시의 그림이 그려진다"고 말했다.
반면 '해운대를 사랑하는 모임' 서세욱 회장은 "해수욕장과 특급호텔이 무슨 큰 자랑거리냐. 하루만 둘러 보면 볼 것이 없다고 한다"면서 "혁신적 마인드로 겉과 속을 일류로 바꾸지 않으면 국제적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해운대에 부산적인 요소와 차별화된 문화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뒷골목을 가 보면 온통 식당과 모텔이다. 부산디자인센터 김재명 원장은 "외국인들은 호텔이나 바다를 좋아하기보다 부산 정취와 냄새가 풍기는 뒷골목의 술집이나 전통 문화공간을 가 보고 싶어한다"며 관광전략을 마련할 때 골목문화 개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브랜드로 승부를
해운대는 대중적 인기가 높다. 손인호의 '해운대 엘레지', 전철의 '해운대 연가'는 해운대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준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해운대 동백섬을 영원히 '꽃피게 만든' 국민 가요다. 이만한 문화적 브랜드가 형성된 곳은 전국적으로 흔치 않다.
해운대구는 2007년 문화도시에 이어 2009년 디자인도시를 선포했다. 달빛을 활용한 걷기행사인 문탠로드(Moontan-Road)와 달빛음악제, 모래축제, 북극곰 수영대회, 장산제 등은 컬처노믹스가 가미된 해운대의 축제 콘텐츠들이다. 해운대의 변화 움직임들이다.
PIFF(부산국제영화제)와 벡스코, APEC 정상회담이 열린 누리마루의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 벡스코는 지난해 행사 633건, 국제회의 48건을 소화했다. 동백섬 누리마루는 지난해 123만5837명이 구경했고, 요즘도 평일 2300명, 주말 6000여 명이 찾고 있다. 부산아쿠아리움은 지난해 96만 명이 입장해 3년 연속 매출 100억대를 달성했다.
채수동 해운대구 문화축제팀장은 "제2벡스코와 영상센터(두레라움), 해양레저시설 등이 들어서면 해운대는 명실공히 관광 비즈니스 휴양도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명품 해운대가 되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않다. 무분별한 스카이라인과 가로의 간판, 조명 등이 정비돼야 하고, 볼거리·먹을거리·놀거리 콘텐츠가 더 채워져야 한다. 주민들의 친절함이나 영어 구사력도 떨어진다.
부산대 김기홍(경제학과) 교수는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컨벤션·영상·해양레저 특구를 무엇으로 채워야할까 고민하면 답이 나옵니다. 'PIFF+불꽃놀이+광안대교+해상유람선'을 하나의 패키지 상품으로 그랜드 세일을 하는 겁니다. 컨벤션시설과 호텔, 쇼핑몰이 받쳐주고 있으니 일체형 휴양상품이 됩니다. 영화제 기간을 겨냥, 브랜드 마케팅을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을까요."
지난해 PIFF때 비슷한 상품이 선보이긴 했지만, 사람·돈·상품·정보가 오가는 지식서비스산업의 불꽃을 크게 피워보자는 제안이다.
◆ 중국에서 더 대접받는 최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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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초 중국 양저우시 최치원 기념관에서 진행된 동상 제막식. 해운대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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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동백섬의 최치원 자취를 찾던 중 경주최씨 부산종친회 최규식(67) 사무총장을 만났다. 최치원의 29세손인 그는 이곳의 유적비와 동상이 세워진 경위를 소상히 알고 있었다.
"최치원 선생 유적비는 1965년에, 동상은 1971년에 세워졌어요. 종친회가 십시일반 경비를 모았지요. 부지가 국방부 소유였는데, 박정희 대통령이 풀어주면서 금일봉까지 내린 거예요. 내로라는 정치인·관료들이 줄줄이 금일봉을 냈고요. 이곳 비문은 노산 이은상 선생이 썼어요."
최 사무총장은 "동상 뒤편의 배드민턴장을 없애야 하며, 훼손되고 있는 '해운대' 각석의 보호시설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경주최씨 부산종친회는 동백섬 해운정에 사무실을 두고 유적관리를 맡고 있다.
최치원은 세기적 역사 인물이다. 그가 유학 가서 5년 가량 관리생활을 한 중국 장쑤성(江蘇省) 양저우(楊州)시는 과하다 할 정도로 최치원을 띄우고 있다. 중앙정부 지원하에 동상과 기념관을 세웠고, 현지 TV는 최치원 다큐멘터리를 제작 방영했다. 양저우 시민 중 최치원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한국측의 관심은 미약하다. 해운대구는 2007년 초 뿌리찾기 일환으로 '최치원 기념사업회'와 함께 양저우시를 방문, 최치원 동상 제작비(2500만 원)를 지원하고 현지에 해운대 홍보관을 마련했다. 동북공정에 데인 우리로선 중국의 최치원 띄우기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처지. 해운대구 관계자는 "중국측도 최치원이 신라 인물임을 인정한다"고 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해운대구는 올해 '최치원 학술회의'를 열 예정이나 적극적이지는 않다. '최치원 기념사업회'도 해체된 상태다. 문화콘텐츠연구회 김종세 회장은 "최치원은 충분히 의미있는 역사·문화 콘텐츠로서 선점이 중요하다"면서 '최치원 연구소'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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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대나무숲길도 좋아요..
부산 살면서도
그참 가본곳이 없군요.
고맙습니다.
모두 가족들과 걷기 좋은 코스입니다. 시간 되시면 도시락 싸서 한번 가보세요.
잘 보고 갑니다.항상 바쁘시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잘보고 갑니다~~~~~~~~ ^___^~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밀댓글입니다
비밀도 아닌것을 잘못누르다 보니 윗글이 비밀되었네요
부산愛, 좋은 블로그 종종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十五夜님.
서울사람으로써..올레길이 비용이 많이 든다는 말은 공감이 안가네요..부산가나 제주가나 비슷해서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