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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시

 
 

부산항 북항 600년 역사 도보탐험

걷기혁명 그린워킹 | 2009/11/09 16:18 | Posted by 이스크라90

 11월13~15일 부산 전역에서 2009 걷기축제가 펼쳐집니다. 메인 코스는 14일 오전 10시 부산항 북항 중앙부두에서 출발해 부산우체국(40계단)~동일초등학교~부산근대역사관~PIFF광장~자갈치시장~영도다리~남항대교~송도해수욕장까지 10㎞ 남짓입니다. 근대문화의 향기가 진하게 밴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부산항 북항 전경(위)과 중앙부두(아래)                                            (C)국제신문

북항은 한국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근대문화의 공간'입니다. 조선 태종이 부산포를 개방한 1407년부터 두모포왜관→초량왜관 시기에 이르기까지 북항은 대일무역의 중심지이자 일제침략의 교두보였습니다. 조선시대 일본사신이 부산에서 한양으로 올라가던 길이 곧 임진왜란의 침략 루트와 일치한다고 합니다. 또한 북항은 부산 근대화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일제가 대륙 침탈의 물류기지로 부산 앞바다를 매립해 건설한 북항은 해방과 함께 '물류허브 부산'의 중심이 됩니다.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만 합니다.
 현재 북항 중앙부두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2020년까지 공공·상업·컨벤션·주거기능을 갖춘 '센트럴 베이'로 재개발을 한다고 합니다. 지난 2008년 부산을 방문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딸딸이 신고 산책할 수 있도록 만들라"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부산시민이 사랑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친수공간을 늘리라는 의미였습니다.

      부산 중구 동광동 40계단

 북항을 빠져나오면 국내 첫 전신기지 자리였던 부산우체국(금융로)와 피란민의 애환이 서린 40계단이 반깁니다. 초록색 건물의 옆은 한국 최초 영화제작소인 조선키네마가 '장한몽(1926년)'을 찍은 자리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부산터널 입구 삼거리~코모도호텔~메리놀병원~가톨릭센터~국제시장 입구 사거리는 한국전쟁 때 유엔군이 부산에서 처음으로 아스팔트 포장을 한 도로라고 하는군요.
 용두산 공원은 대일 무역기지인 초량왜관(1678~1876) 터입니다. 현재의 광일초등학교는 동래부사가 일본 사신에게 연회를 베풀던 연대청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동양척식주식회사였고 해방 뒤 미국문화원으로 변신했던 부산근대역사관도 보입니다. 태평양전쟁 말기 발행된 전시채권이나 조선과 외세의 관계를 보여주는 전시물이 가득합니다.

      부산 영도 대평동과 남포동을 오갔던 도선. 자갈치 정비공사로 운항이 중단됐다.

이제 '부산다움'을 느낄 수 있는 차례입니다. 첫번째 명소는 먹자골목(아리랑거리)을 지나면 등장하는 PIFF 광장. 쉬커(서극), 파올로 타비아니, 안나 카리나, 빔 벤더스, 허우샤오셴, 장이머우, 기타노 다케시, 제러미 아이언스, 유현목…. 뚜벅이들은 유명감독과 배우들의 핸드프린팅 동판에 손바닥을 맞춰보고, 이름을 읽어보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부산 영화의 무게중심이 해운대로 많이 넘어갔지만 'PIFF의 발상지'는 역시 남포동과 광복동입니다. 두번째 부산다움의 명소는 자갈치시장. 갯내음 물씬 나는, 어우선하면서도 질서가 있는, 도떼기시장의 풍경이야말로 부산의 얼굴이자 생명력입니다. 골목이 좁고 혼잡해도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이유입니다.
 아쉬운 것은 부산 영도 대평동과 남포동을 오가던 통통배(도선)가 자갈치 공유수면 매립사업에 따라 지난 2월부터 운항을 중단했다는 것입니다.

      차량 통행이 중단돼 보행자 도로로 변신(?)한 영도다리와 현인 노래비

어느덧 복원을 앞둔 영도다리입니다. 7월부터 차량 통행이 제한된 탓에 어떨결에 보행자 전용다리로 변신했습니다. 영도경찰서 옆 현인 노래비에서 '굳세어라 금순아'를 듣고 바닷가로 내려서면 쇠줄, 녹슨 닻, 정체를 알 수 없는 고철덩어리가 망치소리와 어울러집니다. 포구에 우뚝 선 홍등대가 이곳이 국내 수리조선업의 메카인 대평동임을 알려줍니다.

      수리조선소 집적지인 대평동의 작업 모습과 홍등대

저 멀리 영선아래사거리를 지나 반도보라 아파트가 보입니다. 천혜 비경을 감춘 영도 절영해안산책로와 남항대교로 가는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길이 1925m의 남항대교는 다 위를 가로지르는 '걷기의 명소'가 됐습니다. 남항대교에 올라서니 태평양을 발 아래에 둔 느낌입니다. 저 멀리 국내 1호 공설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이 파도와 물장난을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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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가사키시의 산복도로. 부산 원도심 풍경과 비숫하다.

일본 규슈 서부의 나가사키시는 인구 45만명의 중소도시입니다. 히로시마와 함께 원자폭탄이 떨어진 도시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의 첫 개항지라는 점에서 부산 중·동구와 비슷합니다. 산복도로가 많은 도시의 지형 역시 닮은 꼴입니다.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도시의 발전전략’이라고 하겠습니다. 부산의 원도심인 중·동구가 부산항(북항) 재개발과 초고층 건물인 롯데월드(옛 부산시청) 건설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노리고 있다면, 나가사키시는 ‘걷기’를 선택했습니다. 10월 21~23일 나가사키시를 방문해 그들의 속살을 살짝 들여다 봤습니다.

사루쿠 걷기 박람회 참가자들. 맨 앞(노란옷)이 나가사키시 시장이다.

나가사키시가 제1회 사루쿠(さるく) 걷기 박람회를 개최한 것은 지난 2006년입니다. 사루쿠란 ‘어슬렁 어슬렁 걷는다’는 뜻의 나가사키 사투리입니다. 1990년대 650만 명에 달하던 나가사키시 관광객이 2004년 450만 명으로 급전직하를 하게 됩니다. 위기감을 느낀 나가사키시는 대규모 개발보다 친환경 ‘걷기’를 통해 재기를 모색합니다. 유명 관광지에서 사진만 찍고 떠나는 원포인트 관광 대신 ‘이야기가 있는 관광’으로 방향 전환을 시도한 것입니다.

산복도로 풍경. 1900년대 초반 만들어졌지만 잘 관리돼 있다/

자판기에도 붙은 사루쿠 박람회 마스코트.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2006년 나가사키시를 찾은 관광객이 580만 명으로 다시 늘어난 것입니다. 비용이 크게 든 것도 아닙니다. 나가사키시가 사루쿠 걷기 박람회를 위해 매년 투입한 예산은 2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반면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2006년 한 해에만 1조120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적은 비용으로 크게 남는 장사를 한 것입니다.
 사루쿠 박람회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시민들의 참여였다고 합니다. 시민들이 걷기코스와 프로그램을 제안하면, 행정기관이 현장답사를 거쳐 홍보를 대행해주는 시스템이 큰 호응을 얻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가사키항의 상인들이 나가사키항~데지마(옛 네덜란드 상인 거주지)~미술관을 걷는 코스를 개발하면, 나가사키시에서는 홍보 팜플릿을 제작하고 가이드를 배치하는 식입니다. 관광객이 많아지면, 그 수입은 고스란히 상인들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나가사키항의 친수공간.

나가사키관광협회에 등록된 시민 가이드들은 2시간에 1000엔 정도를 받고 관광객들에게 지역의 역사, 문화재, 인물 등에 대해 설명을 합니다. 일본의 물가를 감안한다면 거의 자원봉사로 가이드를 해주는 것입니다. 현재 나가사키시의 가이드는 441명입니다.

시민 성금으로 복원한 데지마

또 하나 놀란 것은 근대유산에 대한 그들의 관심입니다. 나가사키 주민들은 데지마를 복원하기 위해 30년 전부터 모금을 했다고 합니다. 마침내 2000년 10억 엔(약 130억 원)을 모아 데지마 복원기금으로 조성했습니다. 중앙정부의 지원은 30%에 불과했다고 하는군요. 관리도 철저합니다. 일본인에게 가장 존경받는 인물인 사카모토 료마(일본 첫 주식회사 설립자이자 의원내각제를 주창한 정치개혁가)의 유적지에는 아직도 100여 년 전 돌로 만든 계단과 보도블럭이 보존돼 있습니다. 혹시 상·하수도 공사를 위해 땅을 파야 할 경우 보도블럭에 숫자를 매겨 들어낸 다음 공사가 끝나면 원상태로 복원을 한다고 합니다.
 

재개발이 한창인 부산항 북항 전경

북항 중앙부두 전경. 2009 부산걷기축제 개막식이 열리는 장소다

도시는 제각각 특징이 있습니다. 나가사키는 자신만의 강점-첫 개항지이자 풍부한 근대문화유산-을 잘 살린 경우입니다. 부산 중·동구 역시 개항기 근대문화유산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지만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 것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조선 최초의 물류창고였던 부산역 맞은 편 남선창고가 2008년 헐린 것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조선시대 무역의 중심지인 '초량왜관'의 흔적도 시나브로 사라져 갑니다.
 개발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나가사키처럼 전통을 이용해 돈을 버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것도 ‘걷기’라는 친환경 수단을 이용해서. 11월13~15일 부산걷기축제가 열립니다. 메인 프로그램은 11월14일(토) 오전 10시 부산항 북항과 원도심을 걷는 ‘항도부산, 600년을 걷다’입니다. 어쩌면 이번 행사가 재개발을 앞둔 북항을 마지막으로 보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부산에서도, 걷기가 원도심을 살리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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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피큐리언 2009/11/03 1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노성 기자님 까꿍

  2. 유림 2009/11/29 1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고향 마산 걷기를 하면서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현재 마산도시탐방 행사가 조용하게 회차수를 넘기고 있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을 하여 발전에 대한 다른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제주올레와 지리산 둘레길. 생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참 건강한 길입니다. 오늘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과 지리산 둘레길을 만든 (사)숲길 윤정준 전 기획이사를 한 자리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두 분이 그린웨이에 대해 조언을 하러 부산에 오셨거든요. 두 분 모두 길을 닮았습니다. 다음은 서 이사장과의 짧은 대화 내용.

-제주 올레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인가요.

"기자 생활(오마이뉴스 전 편집국장)을 하면서 몸이 많이 나빠졌어요. 모든 걸 때려치우고 산티아고로 떠났습니다. 길과 풍경, 느림의 문화가 정착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어요. 그곳에서 만난 분이 "한국이야 말로 바쁘게 살지 않느냐. 돌아가서 산티아고보다 더 멋진 길을 만들라"고 조언해 주셨어요. 바로 고향인 제주도로 짐싸들고 내려갔지요.

-사무국을 운영하려면 돈이 많이 들텐데요.
"우리는 제주도로부터 거의 돈을 받지 않습니다. 기
껏해야 새 코스를 알리는 팜플렛 비용 정도만 지원을 받아요. 관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순간, 관의 입김이 올레에 미칠 겁니다. 올레가 유명해진건 자연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올해 초에는 한 기업에서 "얼마가 됐든 돕겠다"고 제안해 왔어요. 개인적으로, 사무국 직원이나 자원봉사자들에게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고민을 했지요. 그런데 사무국 직원들이 "받지 말자"고 하더라구요. 정말 고맙고, 기뻤지요.

-벼랑같은 난코스에 길 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제주올레의 원칙은 자연입니다. 절대 포크레인이나 중장비를 동원하지 않아요. 한번은 숲길을 개척하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특전사에 부탁을 했더니, 젊은 군인들이 금새 길을 다듬어줬어요. 물론 손 작업으로만. 해안가 절벽 낭떠러지에는 해병대가 나섰지요. 그래서 제주올레에는 '해병대길'이 따로 있어요. 제주올레의 이정표도 자연 그대로입니다. 디자이너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기려고, 이정표를 더 예쁘고 화려하게 만들지만 언제나 백전백패하고 말지요.(해병대 장병들이 제주 올레의 8코스인 월평포구∼대평포구 17.6km의 돌 길 평탄화작업을 도왔다.)

숲길 윤정준 전 이사는 여기에 한마디 덧붙였다.
"제 고향이 부산 영도입니다. 제주올레나 지리산 둘레길은 걷기 좋은 트레일이지만,  엄청난 인구가 모여 사는 대도시와는 다르지요. 부산은 306킬로미터에 달하는 해안길과 기존 도심의 보행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면 명품이 될 겁니다. 물론 해안길 그린웨이의 대원칙은 인공미를 최소화하고 환경을 살리는 것이지요. 여기다 포구와 갈매기, 자갈치시장, 해운대 등 지역의 상징과 특징을 입히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좋은 길은 돈을 써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인내심과 아이디어와 정성으로 탄생합니다. 포크레인보다 문화예술적 감각과 자원봉사가 그린웨이를 만들지요. 공무원들이 "예산 따왔으니까 길 만들자"는 식으로 덤비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합니다.

얼마 전 낙동강 1300리 가운데 일부 구간을 걸었습니다. 6박7일간 하루 7~8시간을 걸었는데, 정말 신기한 것은 피로가 금방 풀린다는 겁니다. 만약 다른 운동을 이렇게 오랫동안 했다면 며칠 몸져 누웠을 겁니다. 걷기의 또 다른 매력인 것 같아요. 이번 여름휴가, 제주 올레나 지리산 숲길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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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뷰라 2009/07/09 07: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이지 대단하신 분이네요!

  2. 실비단안개 2009/07/09 08: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많이 걷겠습니다.

    • 이스크라90 2009/07/09 2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원래 많이 걸으시는 것 같던데요. 블로그를 방문할 때마다, 참 부지런하시구나,,참 다양하게, 많이 다니시는구나,,생각한답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3. 역사진실 2009/07/09 11: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은 꼭 알아야 하기에 소개올립니다.

    아직도 거/북/선 실제모습 못 보신분 계십니까,
    실제사진 원본이 딱 한장 공개되었는데,
    반 잠수정같은 흑백사진이네요.


    삼태극 다음까페 검색해보세요.

    cafe.daum.net/mookto




    조선말기에 선교사가 전라도지방에서
    우연히 찍은 유일한 실제사진입니다.



    그리고
    현재국사책은 일제 조선총독부가 만든것을
    친일파 사학자들이 이어받은 50%가짜입니다.

    노통을 죽인것도 결국 친일파입니다.

    이 명박이 회원으로 있는 뉴라이트가 중심이 되어

    국사교과서 강제개정하여 김구선생을 테러리스트라고 하고

    일제시대는 한국근대화의 원천이라고 찬양합니다.
    친일청산 안한 비극이지요.



    그렇기에 중국서안에 대규모 고구려태왕릉/ 단군릉을
    놔두고도 국사책에는 없는거지요.(위 까페 피라밋방참조)
    눈물납니다. 꼭 가보세요.

  4. 오호라 2009/07/09 1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 자연을 맛본 사람들은 그 매력에 빠져 헤어나질 못할꺼같아요. 주말만 되면 배낭싸들고 나서는 일이 근 4년되어가네요.. 정말 자연은 끝내주도록 멋진 나라입니다! 다들 훌륭하신 분들이네요. 계속 잘 부탁해요 ^^*

  5. 네포무크 2009/07/09 2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TV에서 올레길을 보고 막연히 너무 좋고 가보고 싶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런 길이 자연미를 최대한 살리려는 분들의 노력 덕분이라는건 첨 알았습니다.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역시 우리나라는 아름다운 곳이 많습니다.

  6. 분홍별장미 2009/07/09 2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가보지 못했지만 친구가 7박8일로 몇코스 돌았다고 하는데 정말 너무너무 좋다고 하네요.. 이제 제주도 하면 올레길이 생각날 정도로 유명해진것 같아요
    저도 꼭 한번 가보고싶습니다!!

  7. 비르케 2009/07/10 0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연을 존중해주는 길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길일 것 같습니다.
    훌륭한 일을 해주는 분들이시군요.

  8. 비바리 2009/07/10 08: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레길이 많이 사라져감에 아쉬워 하고 있었는데
    다른 형태의 올렛길들이 개발되어서 그 아쉬움을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진짜 올렛길이 없어져 버려서 정말 아쉬워요`~

  9. 2009/07/15 07: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잠깐 퀴즈 하나. 보행자가 한 명도 없는 인도가 있다? 없다? 정답은 "있다!"
부산에서
낙동강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다대항 배후도로(감전사거리~덕천 IC) 이야기입니다. 총 공사비 2687억이 투입돼 2년전 완성된 도로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대충 구색만 갖춘 인도는 부산지하철 3호선 구포역 밑 강변대로와 덕천교에서 단절되고 끊긴 상태. 주거지에서 다대항 배후도로를 건너 낙동강 둔치로 접근할 수 있는 통로도 아예 없습니다. 말 그대로 죽인 인도입니다.

     다대항 배후도로 인도가 덕천교 앞에서 끊겼다. 왼쪽 아래가 임시 구포나루 선착장.

다대항 배후도로의 막바지에는 임시 구포나루가 있습니다. 1682년(숙종9년) 조세를 징수하던 조창이 들어서면서 최대 번성기를 누리던 국내의 대표적 나루입니다. 그런데 다대항 배후도로가 생기면서 철거돼 500m 상류의 샛강으로 이전을 했습니다. 나루의 형태는 찾아볼 수 없고, 낚시배 몇 척만 정박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지요. 부산지하철 구포역과 임시 구포나루 옆을 지나는 도로가 다대항 배후도로입니다. 낙동강을 바로 옆에 끼고 건설됐기 때문에 풍경이 그만입니다. 그런데 다대항 배후도로의 교량구간인 덕천교와  950m의 강변대교에는 인도가 없습니다. 육지구간에 인도가 있다→(강을 건너는 교량구간인 강변대로에선) 사라졌다→(다시 육지구간에서) 나타났다→(덕천교에서) 사라졌다를 반복하니 누구도 찾지 않습니다.
 

    부산지하철 구포역 아래 강변대교에서 또 끊긴 인도. 자동차용 갓길만 있다.

구포나루가 떼밀려 떠돌이가 됐듯이 인도도 버림받은 것입니다. 부산시 건설본부는 "설계할 당시에는 걷기에 대한 관심이 적었기 때문에 교량에 인도를 놓을 생각을 못했다"고 궁색한 변명을 내놨습니다.

    부산 사상구 감전사거리에서 잘 오던 인도가 끊겼다. 왼쪽이 낙동강 둔치. 주거지에서
     다대항 배후도로를 건널 수 있는 길도 없어 찾는 이가 아무도 없다.

인도가 끊긴 것 보다 더 큰 문제는 다대항 배후도를 건너서 낙동강 둔치로 갈 수 있는 길이 없다는 겁니다. 구포나루~삼락체육공원 입구 4㎞ 구간의 다대항 배후도로와 주거지를 잇는 접근로가 한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끊긴 인도로 갈 수 있는 길조차 없는 것입니다.
부산 화명 ~사상구 감전동의 보행로는 크게 3가지입니다. 구포대교를 기준으로 왕복 8차선 도로를 건너면 제방이 나옵니다. 제방에서 낙동강 쪽으로 왕복 8차선의 다대항 배후도로, 구포대교, 부산지하철 3호선 교량이 첩첩이 놓였습니다. 길이 없으니 도저히 건널 수 없습니다. 여기선, 결코 낙동강이 인간의 몫이 아닙니다.

뜬금없이 다대항 배후도로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낙동강 때문입니다. 낙동강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도로가 엉망이다보니, 낙동강 하류 4대 둔치인 화명-삼락-맥도-대저둔치를 걸어서 한바퀴 도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합니다.  
일본 규슈의 나가사키(長崎)시가 개발한 42개의 걷기코스에는 매년 4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습니다. 걷기는 레저가 아니라 산업입니다. 나가사키 관광청에 따르면 한 해 관광객의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약 1조2900억 원(865억 엔)에 달한다. 웬만한 대기업 2~3개보다 지역경제 기여도가 훨씬 큰 셈입니다. 360만의 부산이 105만 명의 관광객(2008년 기준)을 끌어들인 것과 확연히 비교됩니다. 부산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낙동강 하류를 내팽겨친 부산시와는 확연히 비교됩니다.

    도로 건설에 떼밀려 샛강으로 이전해 명맥을 잇고 있는 구포나루.

구한말 구포에는 일본으로 쌀을 수출하는 정미업이 번창했습니다. 나루터에 배가 닿으면 배에서 나락을 내리고, 정미소에서 나온 쌀을 일본 배에 싣는 작업을 하기 위해 배와 육지 사이에 나무다리를 걸쳐놓고 짐을 메고 오르내리던 노역자들이 부르던 노래가 구포 선창노래다. 2절 가운데 1절만 전합니다.


낙동강 칠백리에 배다리 놓아놓고
물결따라 흐르는 행렬진 돛단배에
봄바람 살랑살랑 휘날리는 옷자락
구포장 선창가에 갈매기만 춤추네

낚시배 몇 척만 지키고 있는 구포나루에는 이제 갈매기 울음도 많이 잦아들었다.
▲다대항 배후도로는 = 부산 사상구 감전사거리~덕천 IC를 잇는 9360m의 왕복 8차선 도로. 1996년 착공해 2007년 완공됐다. 총 사업비는 2687억 원. 2011년 완공되는 화명~양산 도로(5.5㎞)와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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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윤태 2009/06/21 1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앵. 길에 사람다니는 인도가 없다니...
    우째 이런일이..

  2. 갈매기 2009/06/21 15: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헐...구포 사는 저도 저 길에 인도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저 쪽으로 가는 길도 없을텐데...

  3. 2009/06/21 15: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연예인노출사고 2009/06/21 16: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인도 찾기가 어려운듯 ...

  5. 로드무비 2009/06/21 2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루빨리 ,,연결인도를 건설하여,,걷고싶은길을 만들어,,시민들의 걷기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겠습니다.

  6. 펨께 2009/06/22 06: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치의 앞을 내다보지못하고 건설하시는 분들 좀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군요.

  7. 뭐지 2009/06/22 07: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공을 이장로가 했는듯...
    참.....ㅁㅂ스럽네요..

  8. ToBe에이스 2009/06/22 0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울이나 부산이나, 거기서 거기네.

    서울에서는..
    내가 다니는 학원근처에 보면, 버스 중앙차로 만들고 있다.
    문제는 인도를 약 1.5 정도 씩 깍아먹으면서 버스 중앙차로 공사하고 있다.
    양쪽 합하면 3미터 정도 된다.

    우리나라에서 삽집에 인도는 필요없는 듯하다. ㅠㅠ
    사람들이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삽집이 필요해.

  9. 비바리 2009/07/10 08: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자전거타기 운동도 지방마다 많이 벌이고 있지만
    실제 우리나라 도로는 자전거 타기에는 부적합하며 위험천만하기만 합니다.
    인도도 마찬가지..
    자동차 중심이지.절대 사람중심의 도로는 아닌듯..
    개탄할 일입니더.

걷기 전성시대입니다. '걷기축제' 하나 없는 도시가 없습니다. 재야에 숨은 '걷기 명인'들도 엄청납니다. 그들의 내공은 '축지법'에 견줄 만큼 빠르고 걷는 품새는 정확합니다. 부산에서 '걷기의 신'을 만났습니다. 내노라하는 마니아들도 인정하는 고수입니다. 하루 10㎞ 이상 걷는 동호회 회원들조차 그를 '걷기 신이 강림했다'고 인정할 정도입니다. 주인공은 대구에 사는 한진석(53)씨 입니다. 얼굴이 희고 피부가 고와서(?) 일주일에 200㎞ 정도를 걷는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한 씨는 7일 부산 해운대~송정에서 열린 '제3차 그린워킹 걷기대회'에 참석하느라 부산을 찾았습니다. 전날인 6일 오전 9시부터 팔공산 일대 33㎞를 무박으로 걷고 바로 부산에 온 것입니다. 걷기의 여정과 베스트 5 코스를 물어봤습니다.

Q)정말 많이 걷는다고 하던데
A)하루 10㎞는 기본으로 걷는다.

Q)걷는 속도가 얼마나 되나
A)지난해 한강울트라걷기대회 100㎞ 코스를 16시간30분 만에 완주해 1위를 차지했다. 2등이 3시간 늦은 19시간30분만에 골인했다. 올해 4월 원주에서 열린 한국울트라걷기대회에서는 100㎞ 구간을 15시간 만에 돌파했다. 동아마라톤에서는 걸어서 5시간만에 완주했다. 평균 8.6㎞로 걸은 것이다. 코스가 길면 평균 6.6㎞이지만 30~40㎞의 짧은 구간은 8㎞로 걷는다.

Q)어디를 주로 걷나
A)대구에서 고향인 경주까지는 자주 걷는다. 부산 남구 이기대에서 해운대까지 밤샘도보하는 것도 좋아하는 코스 중 하나다. 1년에 보통 100㎞ 울트라걷기대회에 3~4차례 참가하기 때문에 전국 어디나 안가본 곳이 없다. 현재 동호회원들이 영남~호남 구간을 걷고 있는데 동참할 생각이다.

Q)걷기의 매력은 뭔가
A)집중해서 걷다보면 스트레스를 잊고 길에만 집중할 수 있다. 길을 걷고 난 뒤 얻는 성취감에 행복하고, 함께 걸었던 이들과 소주 한 잔까지 기울이면 일주일 내내 기분이 좋다.

Q)전국을 다 돌아봤다고 들었다. 걷기코스 '베스트 5'를 꼽아달라
A)1위는 부산 영도 절영해양산책로다. 2위 역시 부산 이기대 해안길(광안리해수욕장~이기대~백운포공원)이다. 3위는 대구 팔공산 일주로다. 4위는 경주 '신라의 달밤'이다. 5위는 진주 '천리의 길' 55㎞이다.

Q)부산에 왔다고 립서비스하는 것 아닌가
A)단연코 아니다. 바다, 강, 숲을 동시에 즐기면서 걸을 수 있는 코스가 전국에 얼마나 되겠는가. 부산 해안길은 코스가 끝날 때까지 흙을 밟으며, 바다를 조망하며,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싱싱한 횟감이 기다린다. 이보다 더 멋진 곳이 어디 있겠는가(제주 올레길도 좋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서 추천에서 제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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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밤 2009/06/07 18: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산 대나무숲길도 좋아요..

  2. 영웅전쟁 2009/06/07 2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산 살면서도
    그참 가본곳이 없군요.

    고맙습니다.

  3. 배리본즈 2009/06/08 09: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항상 바쁘시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4. jjy 2009/06/08 1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 갑니다~~~~~~~~ ^___^~

  5. 2009/06/08 1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十五夜 2009/06/08 1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도 아닌것을 잘못누르다 보니 윗글이 비밀되었네요
    부산愛, 좋은 블로그 종종들리겠습니다.

  7. 누노 2009/07/09 1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울사람으로써..올레길이 비용이 많이 든다는 말은 공감이 안가네요..부산가나 제주가나 비슷해서 말이지요..^^

광안리~해운대 '휴먼브리지' 잇자

걷기혁명 그린워킹 | 2009/05/06 22:11 | Posted by 이스크라90
부산 해안길 219㎞ 가장 상징적 결절구간
민락수변~마린시티 '보행 전용교' 설득력
완공땐 새 랜드마크…부산시도 "적극 검토"

 
  그린워킹 답사팀이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서 바다 건너 해운대 마린시티쪽을 보며 '휴먼 브리지' 개설 방안을 토론하고 있다. 다리를 놓게 된다면 광안대교 교각을 활용할 수 있다. 박창희 기자
 
   관련기사
수영만 '휴먼 브리지' 제안
왜 보행자 전용 다리인가
부산 광안리에서 해운대까지 걸어가는 길이 있을까. 물론 있다. 하지만 불편과 짜증을 감수해야 한다. 소음과 매연을 견뎌야 하고 육교를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 바다 구경도 하기 어렵다.

해운대 우동에 사는 최낙상(53·자영업) 씨는 광안리 가게까지 자주 걸어서 출퇴근한다. 건강을 챙기면서 생각할 여유를 갖기 위해서다.

그런데 걷는 길이 고역이다. 인도가 툭하면 끊어지고 동선이 어지럽다. 수영2호교 주변에선 육교를 찾아 부산MBC 쪽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나와야 한다. 민락수변공원까지 빠져나와야 겨우 바다를 온전히 볼 수 있다. 민락수변공원 해안길은 언제 걸어도 상쾌하다. "아, 여기서 해운대 마린시티를 잇는 보행자 전용 다리가 있다면…."

 
지난 주말 본지 그린워킹팀에 이 내용을 제보한 최 씨는 자신의 의견을 조리있게 설명했다. 충분히 경청할 만한 얘기였다.
"부산 해안길 219㎞를 연결해보자는 기사를 보고 '이거구나!' 싶었어요. 반드시 연결할 곳이 있지요. 광안리~해운대 결절 구간입니다. 가 보면 알아요. 이곳에 보행자 전용 다리가 놓이면 좋은 걷기코스가 될 것은 물론 랜드마크로 활용할 수 있어요."

그는 다리 이름을 가칭 '휴먼 브리지'라 칭하면서 광안대교 교각 받침을 활용할 수 있어 공사비도 많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의견'을 접수한 그린워킹팀은 '부산 길걷기 시민모임' 관계자들과 곧바로 현장을 답사했다. 최 씨의 지적은 조금도 과장이 없었다. 다리가 놓여야 할 지점은, 민락수변공원의 동쪽 끝(롯데캐슬비치 앞)에서 해운대 마린시티(아이파크 공사장 앞) 해변 사이였다. 광안대교 39번, 40번 교각 사이다. 거리는 약 550m . 광안대교의 형하고(배가 다닐 수 있는 높이)가 35m라고 하니 수영만 요트경기장에도 지장을 줄 것 같지 않다.

 
한국해양대 이한석(해양공간건축학부) 교수는 "부산 전체 해안을 친수공간(워터프런트) 벨트로 꾸민다는 개념에서 광안리~해운대를 잇는 보행자 다리는 매우 신선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아예 바닷속을 걷게 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해양디자인협회 김영숙 부회장(일리드 디자인연구소 소장)은 "광안대교가 랜드마크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다리는 경관 저해요소가 될 수도 있다"며 "차라리 이곳에 바닷속을 지나는 해안터널, 가칭 '블루 오션 웨이(Blue Ocean Way)'를 만들어 명품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 같은 논의에 대해 부산시 이종철 행정자치관은 "부산의 해안선 219㎞를 연결해 명품 걷기코스로 만드는 방안이라면 보행자 다리를 적극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부산을 '걷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흥미로운 논의가 서서히 불붙고 있다.
박창희 김성한 기자 chpark@kookje.co.kr  입력: 2009.05.05 22:01 / 수정: 2009.05.06 오후 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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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색이로다, 절벽의 길이여!
제주올레 밋밋한 동선보다 천혜의 울릉도 행남산책로보다
빼어난 풍경과 뛰어난 접근성 전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관광자원
해녀들의 물질하는 풍경에 영도등대 수직단애 비경 더해 뭇사람의 넋을 빼놓네

 


기암괴석에 총총이 박힌 철제산책로, 고래 조형물이 세워진 모래 해변과 바다를 가로지르는 대교를 두 발로 건넌다. 이후 제주 앞바다만큼이나 많은 해녀와 조우하고, 태고적 신비가 묻어나는 까마득한 수직 해벽을 자박자박 걸어본다. 끄트머리가 닿지 않는 태평양은 도보여행 내내 병풍처럼 펼쳐진다.

부산 서구의 암남공원~남항대교~영도 절영산책로~태종대에 이르는 해안 코스는 부산의 전체 해안길 219km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걷기 좋은 해안 코스다. 놀랍고 진귀한 풍광 그리고 뛰어난 접근성은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해안 산책길이다.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여 홍보만 제대로 한다면 그 자체로 관광자원이 되는 곳이다.

■ 완벽한 인공 해안길

'암남공원~태종대' 해안길은 끊기거나 막히지 않고 모두 외길로 이어져 있다. 암남공원 내 숲길 탐방로와 태종대 순환로를 포함할 경우 연장 거리만 17㎞에 달한다. 더욱이 구간 대부분이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는 다닐 수 없는 '걷기 전용길'이다.

 
  억겁의 세월을 걷는 기분이 이러할까. 태고의 신비감이 묻어나는 태종대 기암절벽 위에 놓인 산책로. 그 위에 100년을 넘긴 영도등대가 있다. 김성한 기자
특징이라면 자연발생적인 길이 아니라 삽과 곡괭이로 개척한 인공 해안길이란 것. 영도의 절영해안산책로와 지난 2006년 시민에게 빗장을 푼 송도해안산책로가 대표적인 경우다. 두곳 다 가파른 절벽에 철제 계단과 난간을 놓아 애당초 없던 길을 만들었다. 천혜의 바다풍광과 조화를 이루며, 울릉도의 행남해안산책로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 부산의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7월에 개통한 남항대교 역시, 공동어시장과 선박수리단지 등으로 사실상 맥이 끊겼던 해안길을 새로 이어놓았다. 우회길을 단축시킨 것 말고도 남항 일대를 바라보며 바다를 건너는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 제주올레를 닮은, 혹은 능가하는

영도 해안길, 특히 절영해안산책로를 걷다보면 제주 바다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때가 많다. 풍광도 풍광이거니와 바로 해녀 때문이다. 주황색 태왁을 끼고 물안경과 까만 잠수복을 입고 물질에 바쁜 해녀들을 무시로 볼 수 있다. 영도 어촌계에 등록된 해녀만 186명, 부산 앞바다에 모두 1059명의 해녀들이 흩어져 있다. 여전히 제주 사투리가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출가 해녀'들이 대부분이다. 주로 오전에 물질을 하고 한번 바다에 들어가면 4~5시간 작업을 한다. 새가 물 속의 물고기를 낚아채 듯 두 다리를 세우고 잠수하는 모습이 진귀하다. 쉽게 볼 수 없는, 활용 가능한 관광자원임에 분명하다. 영도 중리선착창의 해녀촌이 제일 유명하다.

 
  감지해변으로 내려가는 언덕길.
현재 국내의 걷기 코스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 제주의 올레길이다. 2007년 하반기 서귀포에 첫 코스가 개발된 이래 현재까지 모두 12개 코스 210㎞의 해안길이 열렸다. 지난 한해 3만 명의 관광객이 올레길을 밟았고 입소문이 번지면서 올들어 매달 1만 명 가량이 찾아온다고 한다. 외줄기 해안길 하나가 제주 관광의 판도를 바꿔 놓고 있다. 부산의 해안길 개발의 롤모델로 제주 올레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다.

제주 토박이 눈에는 부산 바다가 어떻게 비칠까. 제주관광협회 김호준 소장(부산홍보사무소·작은 사진)은 "제주 바다에 없는 부산만의 볼거리가 부산 해안길의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 소장은 "남항 앞바다에 무수히 떠 있는 선박, 대형 조선소 심지어 해변에 늘어선 대형 아파트들도 외지인들에겐 놀라운 구경거리가 된다"면서 "제주 올레가 평온하면서 밋밋하다면 부산의 해안길은 변화무쌍해 오래 걸어도 지루함을 못 느낀다"고 말한다.

파견 근무로 1년째 영도에서 생활하는 김 소장은 제주 집으로 가지 않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부산 해안을 두 발로 걷는 걷기 마니아다. 감지해변으로 내려오는 언덕길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광이 가장 '드라마틱'하다고 추천한다. 마치 배와 바다가 허공에 둥둥 떠있는 듯한 착시가 일어난다.

■ 암남공원과 태종대의 재발견

면적 55만㎥(17만 평)의 암남공원은 기암벼랑 위에 숲이 밀림처럼 우거진 대표적인 도심공원이다. 탐방로가 전부 흙으로 덮여 걷기에 이상적이다. 바다 조방이 가능한 망루 3개와 지난 2002년 부산비엔날레에 전시된 대형 조각물 11점이 산책로에 세워져 있다. 특히 1억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붉은 퇴적암 지층이 눈을 사로잡는다. 나무섬, 형제섬 등 부산 앞바다에 떠 있는 크고 작은 무인도가 걷는 재미를 더한다.

따로 부연 설명이 필요없는 태종대는 2006년 9월부터 입장료 무료화가 실시되면서 걷기 전용길로 자리잡았다. 유원지 안에는 차량,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가 다니지 못한다. 순환 탐방로는 4.3㎞. 유원지 입구 양쪽 500m 가량 우레탄이 깔려 있고 나머지는 보도블럭이다. 순환열차 '다누비'가 순환로를 다니기 때문에 걷기와 승차를 병행할 수 있다. 국가지정 명승지답게 걷기 경관이 단연 압권이다. 한반도의 모든 해안 비경이 태종대에 이르러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기기묘묘하다. 특히 영도등대 아래, 높이 100m가 넘는 수직단애 위에 절묘하게 놓인 산책길이 백미다.

■ 그래도 부족한 2%

길은 있되 길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없다. 남항대교를 통해 영도로 건너 가려면 대교 중간에 설치된 교각을 통해 상판에 올라야 하는데 인근에 아무런 표지판이 없다. 지역주민이라도 초행길이면 헤매기 쉽상이다. 마찬가지로 영도 쪽 남항대교 출구에도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중리해변에서 태종대로 가려면 해녀촌을 통해 언덕을 넘어야 하는데 이 역시 안내 표시가 없다. 어른 한 명이 겨우 드나들 해녀촌의 좁은 길목도 개선점으로 지적된다. 얼핏 봐선 길로 보이지 않는다. 이밖에 언덕에 가로놓인 전선이 축 처져 통행시 감전의 위험이 크다. 정비가 시급하다.

국제신문·부산광역시·부산길걷기시민모임 공동기획
김성한 기자 honey@kookje.co.kr  입력: 2009.04.29 20:37 / 수정: 2009.04.30 오전 12: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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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달인들' 길위의 방담

# 방담 일시=27일 부산 사하구 일웅도(을숙도 상단부)참석자
▶최화수(62) 전 국제신문 논설주간 봉생문화재단 부이사장
▶김상화(57) 부산길걷기시민모임 공동대표 낙동강공동체 대표
▶윤정준(42) 지리산 '숲길' 조사팀장
▶배유안(51) 청소년 소설 작가
▶최을식(64) 도보여행가
▶이준경(44) 생명그물 정책실장
 
  걷기 방담 참가자들이 부산 사하구 일웅도(을숙도 상단부) 옛길을 걸으며 을숙도의 추억과 시민 참여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서순룡 기자 seosy@kookje.co.kr
'일웅도 길'을 아시는지….
부산 사하구 하단동 을숙도 상단부에 동그마니 들앉은 섬 아닌 섬.
지금은 을숙도라 통칭되지만, 원래는 엄연히 일웅도(日雄島)라 불리던 하중도였다. 나이 사십을 넘긴 이라면 '아, 그 쥑이는 갈대 숲길!'하고 추억에 젖을 것이다. 무성한 갈대숲과 고즈넉한 수로, 똥다리, 갈대밭 사이의 밀어, 장엄한 낙조는 눈물나게 아름다운 풍경이었다고 한다. 1987년 들어선 낙동강 하굿둑과 함께 옛 이야기가 되어 버린 일웅도, 그 추억의 옛길을 본지 그린워킹팀과 '걷기 달인(마니아)' 6명이 함께 걸었다.

청소년 소설을 쓰는 배유안 씨는 "30년만에 다시 밟아보는 길"이라며 감격했고, 최화수 봉생문화재단 부이사장은 "더 이상 손대지 말고 원형을 살려 걷기 코스로 만든다면 명품 강변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길걷기 시민모임 김상화 공동대표는 "우리가 잃어버린 길의 원형이 여기에 있다"며 "부산시민들도 이 길을 걸어볼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웅도로 들어가는 길이 없다. 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관리단 사무실 뒤편 물양장의 철문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문이 굳게 잠겨 있다. 이 물양장은 평소에 준설가설사무소로 쓴다. 낭패다. 일웅도 옛길에서 갖기로 한 걷기 방담이 난관을 만났다. 담치기를 해야 하나? "길이 없으면 뚫어야지!" 김상화 대표가 이곳 저곳을 기웃거린 끝에 오솔길을 찾아낸다. 갈대 숲속에 희미한 길 한줄기가 나타난다. 뜻하지 않게 들어선 갈대 숲길이 운치 그만이다.

"너무 좋네요. 금세 마음이 푸근해지잖아요. 갈대 숲길이 주는 힘이죠. 옛날엔 이곳이 내로라는 문화계 인사들의 작품 생산지였고 좀 논다는 젊은이들의 성지 순례지 같은 곳이었어요."(최화수·이하 존칭 생략)

"이만큼이라도 남아 있어 다행입니다. 1980년대 이후 다시 찾아온 길이니 약 30년만의 답사네요. 감격입니다. 감각이 살아나는 것 같네요."(배유안)

 
 
 
"우리가 잊고 있던길입니다. 오늘 정말 뜻깊은 길을 찾아 걷게 되는군요."(김상화)
갈대 숲길은 아쉽게도 길지 않았다. 빠져나오니 일웅도 둘레길이다. 일웅도 외곽을 따라 약 2㎞ 가량 이어져 있다. 모두 흙길이다. 발끝에 닿는 감촉만으로도 행복하다. 차량도, 인적도 없다. 곁에는 1300리를 흘러온 낙동강이 묵상 중이다. 흠씬 넓어져 있는 강폭이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흙길이 최고지요. 흙을 돋우면 들이고 더 높이면 산이죠. 흙길을 밟는 것은 원초적 본능을 만나는 겁니다. 소 먹이러 다니던 길이 생각납니다. 다니다 보면 길이 되었지요. 부산의 해안길은 좋은 곳이 많은데, 데크 같은 인공시설이 많아 안좋아요. 인공시설은 최소화하고 되도록 자연미를 키워야 합니다."(최을식)

인터넷 카페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 회원인 최 씨는 연간 2000㎞를 거뜬히 걷는 도보여행가다. 60대 중반이란 나이가 믿기지않을 정도로 표정이 맑다.

 
  배유안
 
  윤정준
배유안 씨는 지난 23일자 본지에 실린 '올레길도 울고갈 명품 해안길 219㎞' 기사와 부산 해안 지도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평소에 잘 몰랐는데, 끊어질 듯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길을 보는 순간 가슴이 마구 뛰었어요. 저게 소통이구나, 통하는 거구나 했죠. 길이 도시를 바꿀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구요."(배유안)

최화수 부이사장은 상념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 '을숙도 비화' 한 자락을 끄집어냈다. "갈대가 어른 키보다 더 컸죠. 갈대숲 군데군데에 옴팡한 둥지가 만들어지곤 했어요. 들어가 숨으면 바로 모텔인 겁니다. 그 사랑의 둥지를 거쳐간 사람들이 결혼하고 그랬어요." 순간 최 전 주간의 눈시울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이어 그는 여담 한자락도 펼쳐 놓는다. "80년 이전엔 국제신문에도 '을숙도당'이 있었어요. 하단 에덴공원에서 한잔 하고 똥다리 건너 을숙도 순례를 하던 무리죠.

 
  이준경
 
  최을식
뻑 하면 몰려 갔어요. 그러니 당이지…."

김상화 대표는 이름을 지어주자고 제안했다. "얼마나 멋집니까. 일웅도 길은 이대로 놔두고 물길만 살짝 뚫어줘도 명품이 됩니다. 을숙도 하단부의 둘레길을 '을숙이 길'로, 상단부의 둘레길을 '일웅이 길'로 하면 어떨까요."

김 대표는 현실로 돌아와 시민의 걸을 권리를 주장했다. "이런 곳에 개발 논리가 적용돼선 곤란합니다.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필요가 있어요."

"경주에 가면 '신라의 달밤'이란 걷기 행사가 있습니다. 약 65㎞를 밤새워 걷는데 작년엔 5200명 정도가 왔어요. 신라라는 브랜드 말고는 코스가 별 게 없어요. 그곳에 비하면 부산의 다양한 길들은 경쟁력이 있는 겁니다. 바다를 끼고 돌아가는 해안길의 야경은 얼마나 대단합니까."(최을식)

"저는 걸으면서 글감을 얻습니다. 걷다 보면 몸이 사유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책상에서 하는 궁리와는 차원이 다릅니다."(배유안)

걷다 얘기하다를 반복하던 일행은 어느새 일웅도 북단에 이른다. 두리반처럼 길이 굽이져 돌아간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주는 강변길이다.

"을숙도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일웅도란 이름이 사라진 것은 따져보면 인간의 탐욕 때문이죠. 여기 오면 인간은 고해성사를 해야 합니다. 겸허한 반성과 성찰이 있어야 하는데, '일웅이 길'을 되살리는 것이 구체적 방법론이라 할 수 있어요."(김상화)

"을숙도에 많은 돈을 들여 이런저런 구조물을 세웠지만, 옛날보다 좋아진 게 아무 것도 없어요. 지금부터라도 자연을 남겨두는 게 최고의 자산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순천만을 보면 길이 보입니다."(최화수)

이날 방담엔 지리산 손님 한 분이 합세했다. (사)지리산 숲길 윤정준 조사팀장이다. 부산이 고향인 윤 팀장은 도보여행 전문가로서 '지리산 둘레길'을 뚫은 산파역이다.

"(지리산 길엔) 너무 많이 와서 탈입니다. 폭발 수준이에요. 걷고 돌아가는 길엔 택시가 호황입니다. 오는 사람을 조사해 봤더니 가족이나 연인, 계모임에서 많이 와요. 심지어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함께 옵니다. 세대 간 소통, 교육이 함께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윤정준)

"강에 여울이 있듯이 길에도 굴곡과 흐름이 있습니다. 이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소통이죠. 사포지향의 도시 부산이 가진 다양한 자산들이 길을 통해 흐르게 해야 합니다."(김상화)

"프랑스 등 유럽에선 걷기가 레포츠 개념으로 정착이 됐더군요. 프랑스에는 '장자크 루소의 길' 같은 테마길이 인기더라구요. 파리에는 가이드북이 볼만 했어요. 그 쪽에도 길이 많지만 우리보다 예쁘지는 않더군요."(윤정준)

"부산 삼락강변공원에 오는 이들을 조사했더니 운동하는 사람보다 산책 또는 산보하러 오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합니다. 도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보여줍니다."(이준경)

"길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너무나 많습니다. 수직이 아닌 수평의 문화, 네트워크를 통한 지역공동체 형성 등이 그것이죠.

근·현대사가 흐르는 부산은 장소성을 중시하는 테마 걷기코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로마군대가 지나간 길을 걸으면 그 당시 함성소리가 들린다고 하듯이, 부산에도 그러한 역사 문화의 길이 많지 않습니까."(윤정준)

"지금까지 도시의 길은 차량중심적, 수동적 길이었습니다. 도시가 차량에 길을 뺏겼다고 봐야지요. 그 길을 찾아야 합니다. 걷기를 통해 자율적 주체로서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새로운 시민'을 탄생시키는 겁니다. 그린워킹은 도시의 가족 공동체를 회복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습니다."(이준경)

"길 걷기 프로그램 개발은 시민사회 몫입니다. 당국은 구역별 분야별 네트워크를 지원할 수 있겠죠. 보행자 전용 인도교 건설도 필요합니다. 상징성이 있거든요. 공공미술 개념으로

랜드마크 차원에서 접근하면 또다른 명물이 될 수 있습니다."(윤정준)

"보행권도 본격 제기해야 합니다. 시민들은 쾌적하게 걸을 권리가 있습니다. 쾌적하게 걸을 수 있으면 외지에서 걸으러 옵니다. 그게 곧 그린워킹 문화혁명입니다."(김상화)

진행·정리=박창희 국제신문 기획탐사부장
  입력: 2009.04.28 21:25 / 수정: 2009.04.29 오후 4: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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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마다 '걷고 싶은 길' 조성 붐

걷기혁명 그린워킹 | 2009/05/06 21:56 | Posted by 이스크라90
 
부산의 기초자치단체들이 '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에 나섰다. 국제신문의 '그린워킹'으로 일기 시작한 걷기 붐에 부응해 시민들에게 제대로 걸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부산 서구는 천마산 입구에서 조각공원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에 단풍나무가 늘어선 명품 숲길을 조성한다고 23일 밝혔다. 아미동 그리스도 요양원에서 조각공원을 거쳐 암남동 해광사 진입로로 이어지는 단풍나무 길은 다음달 16일 준공된다.

수영구는 지하철 2호선 금련산역~광남사거리~언양불고기 골목 240m 구간을 테마거리로 꾸민다. 구청은 이 구간의 보도를 넓히고 각종 조형물을 세우는 한편 실개천도 만든다. 사하구는 부산시가 추진 중인 강변대로 확장사업과 연계해 다대포해수욕장~66호 광장 3.8㎞ 구간에 인도를 확장하고 친수공간을 만드는 '선셋로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구는 오는 2011년까지 36억 원을 들여 동생마을 입구~이기대 어울마당~백운포 3.95㎞ 구간의 수변공간을 확보해 산책로를 만들 계획이다.

부산진구는 백양산 애진봉에서 어린이대공원으로 이어지는 임도 1㎞ 구간에 철쭉 군락지를 확대하는 등 도시숲 가꾸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영도구는 연말까지 절영로 2㎞ 구간을 명품 데이트 코스로 조성한다.

사상구와 북구도 각각 테마가 있는 숲길과 걷고 싶은 숲길 정비 사업 등을 통해 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다.

부산지역 기초자치단체 '걷고 싶은 도시' 사업 내용

서구

천마산 명품숲길 (그리스도 요양원~해광사 진입로·2㎞)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진입로 테마거리 (금련산역~언양불고기 골목·240m)

남구

용호동 해안산책로 (동생마을 입구~백운포·3.95㎞)

사하구

다대포 선셋로드 (다대포해수욕장~66호 광장·3.8㎞)

부산진구

백양산 산책로 도시숲 (애진봉~어린이대공원·1㎞)

영도구

절영로 명품 데이트 코스 (제2송도삼거리~부산남고·2㎞)

사상구

테마가 있는 숲길 (백양산 운수사~학장동 극동아파트·10.7㎞)

북구

금곡동 걷고 싶은 숲길 (금곡동 공창산책로 주변 등산로·1㎞)

동래구

걷고 싶은 숲길 (명륜동 내성지구대~온천입구·1.4㎞)

금정구

수영강변 유채꽃길 (두구교~한물교·800m)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  입력: 2009.04.23 22:08 / 수정: 2009.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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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그린워킹' 시동 걸렸다
 
  걸어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1일 저녁 부산 동래지하철역 아래 온천천에서 걷기 동호회 회원들이 신나게 걷고 있다. 이력이 쌓인 회원들은 한해 1000㎞ 이상을 걷는다고 한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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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홀릭 모임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
부산을 '걷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추진 주체는 국제신문과 부산시, '부산 길걷기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이다. 모두들 '살기 어렵다, 전망이 안보인다' 하고 말하는 이때 '최저비용 최대효과' '긍정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걷기를 통해 삶의 신명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숨쉬는 문화혁명!

우리는 이 프로젝트에 '문화혁명'이란 거창한 슬로건을 내걸었다. 걷기라는 원초적 행위 속에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의 모든 것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웰빙, 로하스, 슬로우 라이프, 저탄소 녹색운동 등 그 어떤 개념도 걷기가 수반되지 않고는 실현되기 어렵다. 21세기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창조도시로 나아가는 길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걷기가 문화혁명으로 승화돼야 하는 이유다.

그린워킹(Green Walking) 역시 이러한 취지에서 발아했다. 속도와 성장 일변도의 삶을 되돌아보고 혼란한 시대에 사람의 길을 찾는다는 의미도 새겼다. 따라서 그린 워킹은 단순히 걷는다는 의미를 넘어 스스로 성찰하고 소통하며 대안을 찾는 적극적인 생활 문화운동이라 할 수 있다.

시민모임 하수근 공동대표는 "힘들고 어려운 때일수록 본성과 원형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면서 "그린 워킹이 우리 사회에 하나의 나침판 구실을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생명그물 구영기 대표는 "걷기를 통해 온난화의 주범인 CO₂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찾을 수도 있다"면서 "이벤트 중심의 걷기보다 내면을 성찰하는 방향으로 진행됐으면 한다"고 주문한다.

■다양한 걷기 콘텐츠

국제신문과 시민모임은 올해 걷고 싶은 코스 개발, 길 해설사 양성, 안내표지 부착, 가이드북 제작 등 다양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길 해설사(가이드) 양성 아카데미'는 국내에서 처음 시행되는 프로그램으로 걷기운동의 새 지평을 열어갈 전망이다. 시민모임 간사인 이준경 (생물그물 정책실장) 씨는 "길 해설사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그린웨이를 이해하고, 길이 갖는 역사 문화 생태적 가치를 전파하는 선봉"이라면서 처음하는 사업이라 1차로 30명 정도를 양성한 뒤 점점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길 해설사 양성 대상자는 부산시민 중 1년 이상의 다양한 해설사 경력자로 국한했다. 기본 소양을 갖춰야 길 안내 활동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 교육일정은 27일부터 5월 11일까지 10개 강좌다. 장소는 부산 연제구 지하철 교대앞역 8번 출구에서 150m 떨어진 생물그물 강의실이다.

시민모임은 이밖에도 국제신문과 함께 길찾기 및 길뚫기 탐사를 진행하고, '영남대로를 걷다' '동해안 트레일을 가다' '섬을 걷는다' 등 다양한 테마 걷기 기획을 병행한다.

■걸음아 날 살려라!

바야흐로 걷기 열풍이다. 정부, 자치단체, 민간 할것 없이 걷기사업과 캠페인을 전개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환경부는 지난해 3월부터 생태탐방로 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2017년까지 1600억 원을 투입, 2500㎞의 생태탐방로를 개설하는 것이 골자. 이에 발맞추어 경북도는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안동호 상류 낙동강을 따라 '퇴계 오솔길'을 냈다.

산림청은 오는 2016년까지 전국 7개 권역 12곳에 '체험 숲길' 1500㎞를 만들고 있다. 덕분에 지리산 둘레길이 조성되었고, 지리산 일대에 도보여행꾼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전국에서 열린 걷기행사만 300여 개에 달하고, 서점가에선 걷기 관련 책자가 베스트셀러가 된지 오래다. 인터넷에는 1만 명이 넘는 초대형 걷기 동호회가 속속 생겨났다.

사람들은 왜 걸을까. "걷는 순간 행복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걸으면서 노는 재미는 혼자서 컴퓨터를 두들기며 노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래서 아이들도 데리고 나와야 한다.

"부산에 걸을만한 좋은 길이 있나?" 지난해 '부산의 길'을 집중 답사한 시민모임 측이 이 의문에 답을 준다. "좋은 길이 많다. 연안길·수변길·해안길·강변길·숲길 등 멋진 걷기코스가 골고루 다 있다. 제주 올레, 지리산 둘레길이 부럽지 않다."

부산의 미래가 어둡다고 느끼지만, 그래도 이 도시에 정을 붙이고 살아야 한다면 불평 대신 창조적인 대안을 찾아보자. 가장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은 '걷는 길'이다.

길 해설사 양성 및 걷기 관련 문의 (051)507-1857

'그린워킹' 사업 추진 계획 

사업 항목

일정

사업 내용

비고(장소)

부산의 길 추진위원회 발족

4월 8일

시민단체,  전문가,  시민,  행정 공동 추진

생명그물

국제신문·시민모임 MOU

4월 21일

그린워킹 사업·보도 등 합의

 

초청 강연회

5월

도보여행가 또는 전문가 초청

부산시청

부산 및 전국 워크숍

10~11월

길 걷기 주제 워크숍

 

길 아카데미-해설사 양성

4~5월

10개 강좌 아카데미 개설

 

부산 그린워킹 가이드북 제작

12월

지도 및 가이드북 제작

 

부산 그린워킹 미래구상

6~12월

부산시 등에 제안 공동추진

 

부산의 길 걷기 행사

5~12월

월 2회 이상

부산 전역

길 걷기 축제

9~11월

길 표지석,  무동력 이벤트 등

 

부산 그린워킹 포스터 제작

5월 중

홍보용 포스터 제작 배포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제작

4~6월

홈페이지 구축 작업 중

 

국내 선진 그린워킹 답사

6~10월

제주 올레,  지리산 숲길,  낙동강 도보대탐사 등

 

국외 선진 그린워킹 답사

8~9월

일본 요코하마,  시코쿠 등 방문

 

박창희 기자 chpark@kookje.co.kr

  입력: 2009.04.2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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