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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망원경에 비친 디지털 세상만사 이스크라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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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시

텃밭 5평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포토에세이 | 2009/05/10 08:00 | Posted by 이스크라90

  단독주택에 사시는 어머니는 매일 저녁 밥상을 2~3번은 차리십니다. 동네 이웃들이 하루 걸러 한번은 놀러 오시기 때문입니다. 혼자 사는 먼 친척뻘 노총각(삼촌이라고 부릅니다)도 늘 어머니에게 김치며 나물이며 각종 밑반찬을 얻어 갑니다. 덕분에 어머니는 항상 필요한 양보다 곱절은 많은 음식을 준비하십니다.

이렇다 보니 소득 대비 식음료비를 나타내는 엥겔지수가 40%를 훌쩍 넘어설 때가 많습니다. 가정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미치는 셈이지요. 그렇다고 손님을 오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두 분 모두 시골 출신인 탓에 사람 좋아하고 인심도 후하시거든요. 게다가 어머니 별명은 자타가 공인하는 ‘큰 손’입니다. 막 퍼줘야 마음이 편하다고 하시네요. 물론 단골(?)들은 빈손으로 오지 않습니다. 생선이나 맛난 음식들을 하나씩 꼭 챙겨 오셔서 어머니의 수고로움을 덜어주십니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날마다 끊이지 않는 손님들을 대접하다가는 가정경제가 부도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에게는 믿는 구석이 있습니다. 바로 집 앞마당의 5평 남짓한 텃밭입니다. 어머니는 배추, 무, 대파, 가지, 호박, 취나물, 상추, 깻잎, 고추, 더덕을 모두 텃밭에서 수확합니다. 파전이나 샐러드, 비빔밥, 야채튀김은 물론이고 웬만한 밑반찬 재료가 모두 해결되는 것입니다. 이웃들이 들고 온 음식과 어울리면 소박한 파티가 됩니다.


  땅의 생산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두 아들네와 삼촌 두 분이 모두 여기서 기른 채소를 공급받습니다. 손님 접대는 말할 것도 없구요, 어머니께 물어봤습니다.
 “텃밭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얼마나 될까요?”
 “아마 300만원은 넘을거다. 농약 없는 유기농이니까 더 될 수도 있고.”
 인터넷에서 기사를 검색해보니, 우리나라의 1인당 채소 공급량이 187.6㎏으로 세계 1위라고 하는군요. 가까운 일본(112.6㎏)이나 프랑스(125.2㎏) 보다도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여기다 텃밭의 환경적 가치까지 합산하면 400만원은 넘지 않을까요?

  이제 6살인 딸도 할아버지와 텃밭을 가꾸는데 신이 났습니다. 고기를 구워 먹을 때면 “이 상추는 내가 기른거야”라고 자랑합니다. 우리 가족에게 텃밭의 또 다른 가치는 공동체 형성입니다. 부모님은 이웃들을 더 자주 만나서 좋습니다. 우리 가족도 부모님 댁을 찾을 때마다 싱싱한 채소를 곁들인 만찬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아파트에 갇혀 지내는 아이들이 땅과 친해지는 효과는 덤입니다. 담벼락에 곱게 자리잡은 장미는 잠시나마 "농촌에 온 것 같다"는 착각을 가져다 주곤 합니다.
만약 단독주택에 사신다면, 마당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작은 텃밭을 만들어보세요.
상상치 못한 기쁨이 쌓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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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음정리 2009/05/10 10: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으로는 그렇지만 ^^마음으로는 아주 부자 일것 같아요.
    ^^
    행복한 주말되세요.
    ^^

  2. 배리본즈(박종유) 2009/05/10 1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봤습니다.정겨운 풍경 이네요.

  3. 홍서방 2009/05/10 18: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마음이 넉넉해지는 듯 하군요. 저희들이 이 글로 마음이 훈훈해진 것도 포함한다면 어머님의 텃밭의 가치는 1억원 이상 될 겁니다.

  4. 귀찮은고양이 2009/05/10 2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집에도 텃밭이 있는데요 특히 집에 노인분들 계신다면 텃밭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 같아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건강한 소일거리가 되어주거든요~

  5. 운산 2009/05/11 13: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오래만에 사람사는 냄새를 맡은것 같네요. 저도 고향이 경남.의령인데 이건 돈으로는 환산하지 못할것 같아요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6. 박수현 2009/05/11 21: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또 이스크라가 누군가 했내 ^^* 좋은 사이트 정성들인 글들... 한참을 머물게 하내요. 대한민국 최고의 민완기자의 정서이 돋보입니다....

  7. 정수근 2009/05/14 23: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들의 희망 밭인 텃밭,
    그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희망이 돈으로 환산될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텃밭이 대유행하는 그날을 위해서............
    잘 보고 갑니다.

  8. 十五夜 2009/06/08 1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촌놈이라 학창시절에는 진저리도 일하기가 싫더니만 나이들고 하니 고향의 텃밭이 그립습니다.

  9. 異眼(이안) 2009/06/26 1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가치를 어떻게 돈으로 따져요.
    저도 엄마가 작은 밭에서 가꿔서 보내주시는 야채를 먹는데, 그 정성과 노력 그리고 땀방울을 어떻게 돈으로 따져요.
    몇십억, 몇백억을 줘도 우리엄마랑 바꿀 수 없는 거랑 똑같은 거지요.

  10. 황곶감 2009/07/27 2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흙하고 친구하면 마음이 평온해집니다.곶감농사합니다. 농촌은 도시를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