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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망원경에 비친 디지털 세상만사 이스크라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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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시

스페인 독감과 돼지 독감의 공통점

뉴스에세이 | 2009/04/30 21:12 | Posted by 이스크라90


양돈협회가 돼지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의 명칭을 '멕시코 인플루엔자'로 바꿔달라는 광고를 냈습니다. 100% 돼지고기를 먹거나 돼지를 통해 감염되는 것이 아닌데도 ‘돼지’가 붙어서 소비가 크게 감소한 것이 원인입니다.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


스페인독감에는 스페인이 없다
질병 이름에는 다양한 사연들이 숨어있습니다. 1918년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독일군과 연합군을 초토화시킬 정도로 위력이 대단했습니다. 1차 대전을 끝낸 건 연합군이 아니라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전쟁터를 쑥대밭으로 만든 스페인 독감이라는 평이 나왔을 정도입니다. 스페인 독감 희생자는 2500만~5000만 명으로 1차대전 희생자보다 3배나 많습니다. 한국에서도 14만 명 이상이 희생됐다고 합니다. 미국에선 마스크를안 쓴 승객의 전차 승차를 거부했을 정도라고 하는군요(아래 사진).



그런데 이 스페인 독감은 스페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당시 참전국들은 엄격한 보도 통제 때문에 비 참전국인 스페인 방송을 듣곤 했습니다. 이 방송을 통해 자신들을 괴롭히던 질병을 알게된 병사들은 “스페인 방송에서 들었다”며 스페인 독감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스페인으로선 꽤나 억울할 수 밖에 없었지요. 여기다 괴질이 발병할 때마다 그 위력이 스페인 독감과 비교되자 이 이름 사용을 금지해달라고 UN에 요청까지 했다네요.
 

질병 이름은 보통 그 원인이나 증상, 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붙여지는데 때로는 사회적 이유가 적용되기도 합니다. 한센병은 이전에는 나병으로 불렸습니다. 2006년 약사법 개정 때 의원들이 “환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나병을 병원균 발견자인 한센의 이름을 딴 한센병으로 바꾸자”고 발의해 개명이 된 것입니다. 조류독감도 발생 때마다 닭고기 소비가 크게 떨어지자 축산·가공업계에서 병명을 바꿔달라고 건의해 원 이름인 Avian Influenza의 머릿글자를 따 AI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요즘에는 한자(漢子) 세대가 줄면서 취한증 소양증 척추측만증처럼 한문으로 써야 이해되는 병 이름이 땀악취증 가려움증 척추옆굽음증으로 불립니다.


돼지독감에도 돼지가 없다는데...
EU 보건담당관은 돼지 인플루엔자를 ‘새로운 인플루엔자(Novel Flu)’로 부르자고 제안했습니다. 우리나라 농림수산식품부는 양돈협회의 의견을 따라 ‘멕시코 인플루엔자’로 부르기로 했으나 질병관리본부는 Swine Influenza의 머릿글자를 딴 SI로 통일키로 한 모양입니다. 질병 이름보다 중요한 건 방역능력이겠지만 시름에 잠긴 축산농가를 생각하면 이름 소동을 웃어넘길 수만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번 SI 바이러스는 진화력과 전파력이 강한 반면 파괴력, 즉 치사율은 AI(조류인플루엔자)보다 낮은 편입니다. 설사 감염됐다 하더라도 치료만 적절히 받으면 나을 수 있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WHO가 SI대응책을 가장 잘 갖춘 국가군으로 꼽을 정도로 전염병 대응능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질병 대응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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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arfy 2009/04/30 2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군요~ 왠지 저도 이름때문에 삼겹살 먹기가 두려웠는데 그럴 필요 없었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