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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시

센트럴베이 100년 설계

명품부산 | 2009/04/13 10:18 | Posted by 이스크라90
북항, 부산다운 고품격 해양문화공간으로 만들어야
이달말 재개발 사업자 공모 숲·바다·사람·첨단 공존
원도심 연계 부활의 날갯짓 민간 자율성 최대한 보장


 

부산항 북항이 부산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북항재개발사업(센트럴베이)을 통해서다. 개항 이후 133년 만이다. 북항은 주변에 바다가 있고 산도 있어 미항으로 불렸다. 그런 미항을 부산시민은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 무역항으로 개발되면서 접근이 차단돼 잃어버린 공간으로 전락한 탓이다. 그 사이에 북항의 아름다운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어두운 뒷골목 이미지만 남았다. 그런 북항을 되돌려받는 만큼 부산은 잃어버린 100년만이 아니라 다가올 100년을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도심 속 자연의 재탄생

 
  부산항 북항재개발사업의 야경 조감도. 부산항만공사는 북항을 대도시 속에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건설한다는 목표로 민간사업자 공모에 나선다.
올해는 북항재개발사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부산항만공사(BPA)가 사업대상지의 상부시설(상업·업무시설 및 주상복합건물) 공사를 맡을 시공사를 이달 말께 공모해 오는 9월 선정하기 때문이다. 시공사 선정은 BPA가 지난해 확정한 큰 틀의 개발계획(토지이용계획)에 콘텐츠를 채울 민간 사업자를 뽑는 절차다. BPA는 응모한 시공사가 제출한 제안서 가운데 북항재개발 이념에 가장 적합한 작품을 선정할 계획이다. 앞으로 5개월여의 기간에 부산의 미래 100년을 상징할 작품이 그려지는 것이다.

BPA가 구상하고 있는 큰 틀의 개발방향은 도시생활 속의 자연이다. 소음과 매연에 찌든 옛 모습을 털어버리고 잘 정비되고 세련된 거리를 시민이 걷고, 문화와 레저를 즐기면서 비즈니스와 부를 창출하는 첨단산업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BPA는 전체 부지 152만7247㎡ 가운데 118만2566㎡(77.4%)를 공공시설로, 34만4681㎡(22.6%)를 분양할 수 있는 유치시설로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유치시설 부지에는 상업업무 IT영상·전시 복합도심 해양문화 등이, 공공시설에는 복합항만 공원·녹지 해양센터 공공청사 등이 조성된다.

■부산다움을 찾아라

문제는 BPA가 그려놓은 이런 큰 틀의 개발구상에 만들어 넣을 콘텐츠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신경을 써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BPA 재개발사업단 권소현 팀장은 "기본적인 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민간의 자율성을 최대한 이끌어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항이 부산의 얼굴로 재탄생하는 만큼 '부산다움'을 찾는 게 중요한다고 지적한다. 잊혀져 가는 것을 현대적으로 복원해 "이것이 한국이고, 이것이 부산이구나"라고 말할 수 있는 차별화가 관건이란 얘기다. 부산발전연구원 오재환 연구위원은 "사람이 많이 모이게 하려면 쾌적한 환경은 기본이고,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더해져야 한다"며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을 정비하는 등 원도심과 잘 연계하면 부산다움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의 히트작품인 부산국제영화제와 같은 축제를 개발해 사계절 끊임없이 개최하거나, 남항 자갈치 광안대교 해운대 등을 오가는 작은 배를 정기 운행하는 것도 사람을 북항으로 끌어들이는 좋은 방안으로 지적된다. 여기에다 첨단항만, 첨단기술(IT) 등 산업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이 조성되면 비즈니스 인구도 모일 것이다. 한국해양대 남기찬(물류시스템공학) 교수는 외국의 성공 사례를 면밀하게 검토해 '부산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두바이는 전통 아랍풍에 현대 건축미를 잘 가미했고, 시드니는 밤이면 사람들로 붐비는 선술집과 같은 테마 공간을 적절히 개발했으며, 싱가포르의 센토사 섬은 바다조망 효과를 살린 모노레일을 설치해 이동수단을 관광명물화했다"고 소개했다.

■랜드마크, 시민적 합의가 중요

북항재개발사업의 가장 핵심지역은 인공섬, 즉 해양문화지구다. 13만7640㎡ 규모의 이 인공섬에는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들어선다. 북항이 지향하는 전통성과 미래상, 개발이념이 담긴다. 인공섬 주변에 건설될 길이 1㎞, 폭 60m인 '빛의 수로'는 24시간 빛을 발산하며 랜드마크의 상징성을 돋보이게 한다.

어떤 랜드마크를 건설할 것인가. 이는 지금부터 설계하고 만들어야 한다. 롯데그룹은 1000억 원을 투자해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한 뒤 부산시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부산 정서상 오페라하우스보다 트로트하우스가 더 적합하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일부에선 부산이 야구도시인만큼 문화가 있는 돔구장을 만들자고 주장한다. 단순할 것만 같은 상징타워나 초고층 빌딩도 부산다움을 잘 표현하면 랜드마크로 건립될 수 있다. 적지 않은 사람이 고래수족관 해양자연사박물관 등과 같은 해양을 주제로 한 상징건물 건립을 주장한다.

문제는 상징성에 사업성도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북항재개발사업은 사업비만 8조5400억 원이 필요한 거대한 프로젝트다. 상부시설(6조5000억 원)은 민자유치로 개발되지만, 하부시설 비용(2조400억 원)은 BPA가 유치시설 부지 대금 등으로 마련해야 한다. 수익성을 등한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시민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시민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자부심이 생기고 사랑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돼 사업성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는 것이다.

본지 '명품부산' 시리즈 자문단인 한국해양디자인협회 김영숙 부회장은 "북항이 품격 있는 해양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려면 전문가와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동체적 연구, 협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북항재개발은 육감테라피(육감치료, 육감만족)가 가능한 문화공간이 돼야 한다. 육감테라피 문화공간은 부산시민의 자부심이 결부되면서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정순백 기자
입력: 2009.04.12 20:14 / 수정: 2009.04.1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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