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지하철을 기다리는 순간. 뒷덜미가 간질거려 돌아봤더니 폐쇄회로(CC) TV가 미동도 않고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더군요.숫자를 세어봤습니다. 승강장에서 3대가 눈에 띄었습니다. 목적지에 내려 개찰구로 나오면서 또 4대를 찾았습니다. 지하철에서 머문 20분 동안 최소 7번은 CCTV에 찍힌겁니다.
역무원인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부산지하철 1~3호선에 설치된 CCTV가 3300여 대라고 하더군요. 출퇴근하는 승객은 하루 10번 이상 얼굴 식별이 가능하다고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3년 전 어느 일간지의 기사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통근하는 한 샐러리맨을 취재
했더니 출근길에서 퇴근까지 하루 39번 CCTV에 찍혔다"
부산에만 공공기관이 설치한 CCTV가 6300대라고 합니다. 전국적으로는 민간용까지 합쳐 250만대가 넘는다는군요. 국민 20명당 1대 꼴입니다.
이쯤되면 CCTV 운영을 감독할 기관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아닐까요?
주민번호나 휴대전화는 물론 신용카드 정보까지 해킹당하는 마당에 CCTV 녹화분이라고 해서 상업적으로 이용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유럽연합(EU)은 개인정보 보호준칙 제28조에서 행정부처에 포함되지 않고 통제도 받지 않는 완전히 독립기관의 설립을 명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 한국의‘개인정보보호심의위원회’는 행정안전부의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사실상 빅브라더인 것이지요.
최근 CCTV가 각종 범죄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경찰과 공공기관들이 앞다퉈 CCTV 추가 설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창문 넘어 아파트 놀이터에도 CCTV 2대가 보입니다. 아파트 경비실에선 녹화된 분량을 어떨게 처리할가요? CCTV 운영자가 나쁜 짓을 하지는 않겠지만-그렇게 믿겠습니다-그래도 개인의 초상권과 프라이버시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는 시스템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CCTV의 설치부터 운영 절차, 폐기방법을 법률로 정하는 것이 첫 걸음 아닐까요. 당연히 민간영역도 포함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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