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툴바

 

 
블로그 이미지
아날로그 망원경에 비친 디지털 세상만사 이스크라90
« 2012/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믹시

인공위성이 없던 시절에는 해류의 이동을 무엇으로 관측했을까. 정답은 맥주병이다. 적당량의 모래와 엽서를 넣은 맥주병을 바다에 투하해 이동 경로를 알아낸 것이다. 부산 영도구에 있던 조선총독부 수산시험장(현 국립수산과학원)은 1926년 10~12월 총 2150개의 해류병을 바다에 던져 21.5%인 463개를 회수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국내에서 시행된 첫 해류 연구인 셈이다. 해양조사요보에는 1933년까지 3만9874개 가운데 21.2%의 병을 건져 올렸다는 결과가 담겨져 있다.

하지만 일본이 해류 연구에 매달린 이유가 비상 상황(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식민지 개척에 혈안이던 일본은 한국의 식량과 중국의 대두(콩)를 해류의 흐름을 이용해 옮기는 방안을 구상한다. 일본이 수산시험장에서 비밀리에 수분을 주입한 중국산 대두의 팽창률을 측정했다는 증언(한희수 '바다는 살아있다' 1997)도 있다. 해류병 시험은 1981년 해류엽서(방수가 되도록 아크릴 판으로 봉한 엽서)가 등장할 때까지 55년간 지속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이 발간한 '한국 근해 해양조사의 역사'에는 이처럼 국내 해양연구의 후일담과 진귀한 기록들이 담겨져 있다. 우리나라 해양조사의 역사는 1915년부터 시작됐지만 체계적으로 집대성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제1장 '해양조사의 역사'는 최초의 탐사선인 '미사고 마루'의 활동과 연근해 관측장비를 다룬다. 제2장 '한국 근해의 해황 개요'에서는 해저 지형이나 수온·염분·조석의 변화상을 수록하고 있다. 서해에서 거의 잡히지 않던 오징어가 1970년대 중반부터 어획되거나 한대성 어종인 명태·대구의 어획량이 급감하는 점 등 한반도 주변 어류의 변화상을 기술한 대목도 흥미롭다.

편집을 맡은 국립수산과학원 서영상 해양연구팀장은 "요즘은 인공위성과 교신할 수 있는 해상부표를 이용해 해류의 흐름을 관측한다. 또 표층의 온도를 감지해 해류의 이동을 알아낼 수도 있다"면서 "이번에 발간된 책이 해양조사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TRACKBACK ADDRESS : http://iskra90.tistory.com/trackback/2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