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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망원경에 비친 디지털 세상만사 이스크라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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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시

KBS 수신료 인상이 지역언론을 흔든다

뉴스에세이 | 2009/11/30 11:15 | Posted by 이스크라90
다소 뜬금없는 질문 하나. KBS의 수신료 인상이 지역언론에 미칠 영향은? 분명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라는게 언론학자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한 참 동떨어진 것 같은 KBS 수신료와 지역언론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KBS노동조합이 김인규 신임 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장면.

수신료 인상 의도가 불순하다
KBS 김인규 사장은 취임사에서 "확실한 공영방송을 만들기 위해"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2TV 광고를 20% 줄일 경우 4820원이 적정 수신료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말을 100% 믿기는 석연찮은 구석이 많습니다. 오히려 "김 사장이 수신료 인상으로 2TV 광고를 줄여 종합편성채널에게 먹을거리를 주려 한다"는 주장이 좀 더 설득력 있습니다. 종편 채널에 목숨 건 정부를 돕기 위해 수신료 인상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방송채널을 늘려도 선진국 수준(GDP의 1% 수준)에 도달한 국내 총 광고량은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매체간 생존을 건 '제로섬 게임'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합니다. 결국 2TV 광고 나눠주기가 종편을 살릴 수 있는 유력한 해법으로 변질되고 있는 셈입니다.

28일 동의대에서 열린 '미디어법 이후 지역신문의 미래' 세미나.

지역광고시장의 파탄

종편은 2TV 광고에 만족하지 않고 광고 독식을 위해 '정글의 법칙'에 뛰어들 겁니다. 지역 기업 CEO들도 조중동 방송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허약하기 그지없는 지역언론의 생존기반마저 위협받겠지요. 지난 28일 부산 동의대학교 국제관에서 열린 '미디어법 이후 지역신문의 미래' 세미나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쏟아졌습니다. 동의대 문종대(신문방송학) 교수는 "KBS 시청료 인상은 종합편성채널을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많다. 그 결과는 지역언론의 고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수익의 70%를 서울 본사에 의존하고 있는 지역MBC도 예외가 아닙니다. 부경대 이상기(신문방송학) 교수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습니다. 결국 국민의 세금(시청료 인상)이 조중동의 여론독과점→광고시장 혼란→지역언론의 위축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는 것입니다.
 
생존 이유없는 지역언론
혹자는 "지역언론에서 볼 게 없다"는 이유를 자주합니다. 지역언론의 분발을 촉구하는 말이기 때문에 귀담아 들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왜 지역언론에는 볼 게 없을까"는 생각해 봐야 합니다. 정답은 정보의 집중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온갖 정보-행정, 대기업, 금융, 연구소, 대학 등등등)-가 서울에 집중돼 있다보니, 지역에서 값진 정보를 생산하기란 몇 배나 힘이 듭니다. 부산시에서 만든 정책보다 중앙정부의 정책이 부산시민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니까요. 미디어법은 곧 언론분야의 중앙집권정책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조중동 방송이 만들어지면, 더더욱 서울 위주의 뉴스만 양산될 것이고, 
지역언론의 고사는 곧 여론의 다양성 약화로 이어집니다. 대한민국에는 수도권의 목소리만-지금도 비슷하지만-존재하게 되는 것이지요. '정치적 의도'를 가진 KBS의 수신료 인상이 낳을 결과는 이처럼 참담합니다. 균형발전은 안중에도 없는 이명박 정권이 언론시장에서도 무소불위의 불도저를 또 한번 밀어붙이는 것 같아 입맛이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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